이번 포스팅에서는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 부부싸움을 할 경우 아이가 느끼는 정서적인 문제 그리고 그로인해 발생되는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부부싸움을 하면 아이에게 끼치는 영향
부부싸움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습니다
아이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부모는 “조금 다툰 것뿐인데 괜찮겠지”, “아이가 아직 어려서 잘 모를 거야”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생각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아이는 부부싸움의 내용을 모두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부모의 표정, 목소리, 분위기, 긴장감만으로도 심리적인 위협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심리학의 관점에서 부부싸움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왜 부부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전쟁이 난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까요?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했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그게 아이가 느끼는 정서와 공포 입니다.
강의를 하면서 저는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자주 합니다.
“만약 북한이 갑자기 우리나라를 침공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대부분 비슷한 대답을 합니다.
- 피난을 간다.
- 맞서 싸운다.
- 경찰이나 군대를 기다린다.
- 안전한 곳에 숨는다.
- 가족과 함께 대피한다.
즉, 우리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이 있습니다.
그런데 질문을 하나 더 바꿔보겠습니다.
“만약 우주에서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한다면 어떨까요?”
누가 우리를 도와줄까요?
어디로 피난을 갈 수 있을까요?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맞서 싸울 수 있을까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같은 감정을 느낄 것입니다.
“방법이 없다.”
그 순간 우리는 극도의 무기력함과 공포를 경험하게 됩니다.
도망칠 수도 없고,
누군가 도와줄 수도 없으며,
내 힘으로 해결할 수도 없다는 절망감.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매우 강한 스트레스 상황으로 설명합니다.
이것이 바로 아이가 부부싸움을 보며 느끼는 감정입니다.
아이에게 부모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그 가장 안전해야 할 두 사람이 서로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고, 위협하는 모습을 본다면 아이는 어떤 마음이 될까요?
도망갈 수도 없습니다.
엄마 편도 아빠 편도 선택하기 어렵습니다.
누군가 도와줄 수도 없습니다.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바로 우리가 상상했던 ‘외계인의 침공’과 비슷한 심리 상태를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이가 경험하는 부정적인 정서
1. 극심한 불안감
아이들은 부모가 싸우는 모습을 보며 가장 먼저 “우리 가족이 무너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불안을 느낍니다.
특히 어린아이일수록 부모의 갈등을 자신의 잘못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내가 말을 안 들어서 싸우는 걸까?”
“내가 없으면 안 싸울까?”
이처럼 현실과 다른 죄책감을 갖기도 합니다.
심지어 내가 태어나서 엄마,아빠가 싸우는 거야라고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2. 공포
큰 목소리와 화난 표정은 아이의 뇌를 위험 상황으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심장이 빨라지고 몸이 긴장하며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합니다.
반복될 경우 작은 말다툼에도 쉽게 놀라고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 어린시절 이러한 경험으로 인하여 성인이 되어서도 어른들의 큰소리,욕설,격한 다툼이 있으면 공포와 불안에 떠는 성인들도 많습니다.
3. 무기력
가장 힘든 부분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부모 싸움을 멈출 수도 없고,
도망갈 수도 없고,
누군가 도와줄 수도 없습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점점
“어차피 내가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어.”
라는 학습된 무기력감을 배우게 됩니다.
이는 성인 이후 불안장애,우울장애등의 원인이 될수도 있습니다.
4. 죄책감
아이들은 생각보다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부모의 갈등도 자신의 탓이라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죄책감은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5. 애착 불안
가장 믿었던 사람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면
아이의 기본적인 안정감도 흔들립니다.
이후 친구 관계나 연인 관계에서도
버림받는 것에 대한 불안,
지나친 눈치 보기,
관계에 대한 두려움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아이들은 왜 숨을까요?
TV 프로그램인 ‘이혼숙려캠프’, ‘오은영의 금쪽같은 내 새끼’,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등을 보면 부모가 크게 다툴 때 아이들이 방으로 도망가거나 침대 밑, 이불 속, 화장실 등에 숨어 있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무서워서 숨었구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심리학적으로는 조금 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숨는 행동은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원초적인 생존 반응입니다.
동물도 위협을 느끼면 몸을 숨기듯, 아이 역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공간을 찾는 것입니다.
부모의 입을 막는 아이의 행동
가끔은 부모가 싸우는 도중 아이가 울면서
“그만해!”
라고 외치거나
엄마와 아빠의 입을 손으로 막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지만, 심리학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 행동은 단순히 부모를 말리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극심한 공포 속에서 아이는
“제발 싸움을 멈춰 주세요.”
“무서워요.”
“우리 가족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라는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어른에게는 작은 다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가족이 무너질 수도 있는 재난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건강한 부부갈등은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부부 사이에 갈등이 전혀 없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갈등은 모든 부부에게 자연스럽게 발생합니다.
문제는 어떻게 갈등을 해결하느냐입니다.
서로를 존중하며 대화하고, 감정을 조절하며, 아이 앞에서는 큰 언쟁을 피하고, 갈등이 있었다면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역시 아이에게는 중요한 교육이 됩니다.
반대로 반복적인 고성, 비난, 폭언, 냉전은 아이의 정서 발달과 안정감에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부부갈등이 반복되고 해결이 어렵다면 혼자 고민하기보다 부부상담을 통해 대화 방식과 갈등 해결 방법을 배우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신체적,정서적인 건강한 아이를
위해서 어떻게 부부갈등을 하시겠습니까?/
마무리
아이는 부모의 말을 들으며 자라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관계를 보며 자랍니다.
부부가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은 아이에게 가장 좋은 심리학 교육입니다.
반대로 반복되는 부부싸움은 아이에게 불안, 공포, 무기력, 죄책감, 애착 불안을 남길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도 “아이가 어려서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오늘만큼은 아이의 눈높이에서 부부싸움을 바라보시길 바랍니다.
부모에게는 잠시 지나가는 감정일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평생 기억에 남는 심리적 경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